(르포)해양탐사 주권을 지켜라…지오뷰, 국내 해상풍력 ‘아픈손가락’ 책임진다.

Published

11월 2, 2024

안상민 기자(tkdals0914@electimes.com)

입력 2024.11.02 07:00

– 부산 영도에서 지오테크니컬 선박 ‘지스타’ 출항식
– 드릴링 시스템과 착저식 CPT 갖춘 국내 최초 선박 의미
– 그동안 국내선 기술·장비 부족으로 해외에 지질탐사 의존
– 지오피지컬‧테크니컬 동시 수행하는 ‘유일 기업’ 자부심

25일 부산 영도에 위치한 마스텍중공업 부두에 도착하자 바다에 비친 태양빛과 용접광에 고개를 들기 어려웠다.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중장비 소음 사이를 뚫고 들어가자 1500t 급 선박인 ‘지스타(G-Star)’가 대형 선박들을 제치고 부두의 아랫목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스타는 부산의 향토기업인 지오뷰(대표 김현도)가 바지선을 개조해 만든 지질탐사(Geotechnical survey) 선박으로 해양 전용 지질탐사 드릴 리그와 착저식 CPT를 갖춘 국내 최초 탐사선이다.

“해양 탐사에는 지질탐사와 물리탐사(Geophysical survey)가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지오테크니컬 서베이와 지오피지컬 서베이를 동시에 수행하는 기업이 없었지만 지오뷰가 지스타 선박을 통해 최초로 두 조사를 모두 실시할 수 있는 회사가 됐습니다.”

최민국 지오뷰 매니저는 지오뷰가 지난 1년간 100억원 이상을 들여 개조한 지스타가 국내 해상풍력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 지질탐사는 해상풍력 엔지니어링 및 시공을 위한 필수 과정이지만 국내에선 기술력이 부족해 외국 기업에 많은 부분을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오뷰는 이미 지오피지컬 서베이를 위해 1700t급 ‘지오뷰 DP1’, 120t급 ‘지오뷰 NO1’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500t급 지오션 선박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지스타가 더해지면서 해양 탐사 완전체 기업으로 거듭났다.

지스타는 가로 22.2m, 새로 64.5m의 선박으로 지오테크니컬 탐사의 핵심인 해양 전용 드릴링 시스템과 착저식 CPT 장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자료의 연속성을 위해 지오피지컬 탐사와 지오테크니컬 탐사를 한 기업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다만 지오테크니컬 탐사는 지오피지컬 탐사보다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가의 장비가 필요해 국내에선 제대로 된 설비를 갖춘 기업이 없었습니다.”

◆지오테크니컬의 핵심 ‘드릴링 시스템’과 ‘착저식 CPT’

“선박의 가운데 타워구조로 설치된 설비가 바로 드릴데릭(Drill derrick)입니다. 지오테크니컬 선박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장비죠. 현재 국내에서 해상용 드릴 리그를 갖춘 기업은 지오뷰가 유일합니다.”

선박에 탑승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드릴 타워다. 20m 높이의 드릴 타워는 해저 지층을 조사할 때 사용되는 장비로 직접 지반을 뚫어 해저 지반의 샘플과 해상풍력 및 시공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는다. 한 달에 최소 5공에서 10공까지 지반조사가 가능할 만큼 작업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스타는 수심이 비교적 얕은 서해에서 작업할 예정으로 최대 현재 150m까지 시추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대부분 현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또 ‘Shear Ram’이라는 장치가 설치돼 있어, 시추공 봉쇄 및 드릴 파이프 절단 등 비상상황에도 대처가 가능한 국내 유일 장비이다.

“이제 배 바닥에 구멍이 날 거니까 조심하세요. 이 공간은 앞에 보신 드릴과 또 다른 방식의 지반조사인 착저식 CPT를 진행하기 위한 문풀(Moonpool)입니다.”

최 매니저의 설명과 함께 배 한가운데 정사각형의 문이 열렸다. 문풀이란 주로 해양 시추, 잠수, 해저 장비 설치 및 회수 작업을 위해 선박 하부까지 뚫어 놓은 구멍이다.

착저식 CPT는 원뿔 모양의 콘을 해저면 아래로 천천히 압입해 지반의 저항력을 측정하는 조사방법이다. 해저 지반의 저항력, 마찰력, 간극수압 등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드릴링 시스템 대비 간단하고 얇은 범위의 지반을 조사할 때 사용되는 방법이다.

“지스타는 최대 50M이상 조사가 가능한 착저식 CPT를 운영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시설을 이용해서 해상풍력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심도의 지반 조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작업 환경 개선, 안전과 작업 효율 ‘UP’

“지스타의 또 다른 특징은 작업 공간뿐 아니라 생활 시설들이 모두 갖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36명의 수용인원들이 모두 최고의 작업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4층 규모의 생활 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HSE(건강, 안전, 환경) 기준을 만족하는 수준입니다.”

최 매니저의 설명대로 지스타 내부 생활 공간에는 화장실과 샤워실, 조리 및 식사 공간이 잘 갖춰져 있었다. HSE 기준은 작업장에서의 안전과 직원의 건강, 환경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특히 해양 안전 기준이 부재한 국내에서는 더욱 필요한 국제 기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오뷰는 한번 출항하면 오랜 기간 동안 바다와 선박 위에서 생활해야 하는 작업자들의 안전과 삶의 질을 위해 생활 및 휴게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했으며 정기 안전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장기간 진행되는 지질탐사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최고의 작업능률을 올릴 수 있도록 시설에 많은 투자를 했다”라고 밝힌 최 매니저의 설명에는 자부심이 베어 있었다.

전문 인력 보강하고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UXO 조사까지 ‘밸류 업’

지오뷰는 최근 경험 많은 해외 기업에서 외부 전문가들을 대대적으로 영입하면서 조직 역량을 한층 더 강화했다. 유럽의 해양 탐사 그룹 푸그로 출신의 켈빈 초(Kelvin Chow) 부사장을 영입했다. 켈빈 초 부사장은 30년 이상의 글로벌 해상풍력 및 석유·가스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QHSE(품질・보건・안전・환경), 선박 운영 등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또 지오뷰는 해양 물리 탐사 분야에서 다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UXO(미폭발물) 탐사 및 ROV(원격조종장비) 운영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등 종합 해양탐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걸음을 가속화하고 있다. 향후 지오뷰는 고도화된 탐사 기술을 통해 해양 산업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해양탐사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서울대학교와는 FWI(Full Waveform Inversion)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 파트너십에서 지오뷰는 서울대에 MC-UHRS 데이터를 제공하고, 서울대는 FWI를 통한 지하속도모델 도출 및 지하구조영상화를 담당해 정확한 지하지질구조 영상을 제공한다. 지오뷰는 이를 바탕으로 지오피지컬과 지오테크니컬 데이터 연계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출처: 전기 신문 (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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